장자 · 도가 · 소요·제물
노자와 더불어 도가를 대표하는 장자(莊周)의 사상서. 우화(寓話)와 역설로 가득한 문장으로, 세속의 분별과 잣대를 넘어선 절대 자유(逍遙遊)와 만물의 평등(齊物)을 노래한다. 호접지몽·포정해우 등 동양 정신문화의 원형이 여기서 나왔다.
北冥有魚, 其名爲鯤. 鯤之大, 不知其幾千里也. 化而爲鳥, 其名爲鵬. 鵬之背, 不知其幾千里也; 怒而飛, 其翼若垂天之雲.
북쪽 바다에 물고기가 있으니 이름이 곤(鯤)이다. 곤의 크기는 몇천 리인지 알 수 없다. 변하여 새가 되니 이름이 붕(鵬)이다. 붕의 등도 몇천 리인지 알 수 없고, 떨쳐 날면 그 날개가 하늘에 드리운 구름 같다.
💡 작은 세계의 잣대를 훌쩍 벗어난 대붕(大鵬)의 비상 — 어디에도 매이지 않는 절대 자유(逍遙遊)의 상징. ‘붕정만리(鵬程萬里)’.
昔者莊周夢爲胡蝶, 栩栩然胡蝶也. … 不知周之夢爲胡蝶與, 胡蝶之夢爲周與.
옛날 장주가 꿈에 나비가 되어 훨훨 나는 나비였다. … (깨고 나니) 장주가 꿈에 나비가 된 것인지, 나비가 꿈에 장주가 된 것인지 알지 못하겠다.
💡 나와 사물, 꿈과 현실의 경계가 본래 없다는 물아일체(物我一體)·만물제동(齊物)의 우화. ‘호접지몽(胡蝶之夢)’.
吾生也有涯, 而知也無涯. 以有涯隨無涯, 殆已.
내 삶은 끝이 있으나 앎은 끝이 없다. 끝이 있는 것으로 끝이 없는 것을 좇으면 위태로울 뿐이다.
💡 유한한 삶으로 무한한 지식을 무리하게 좇는 조바심을 경계하고 양생(養生)의 도를 말한다. 포정해우(庖丁解牛)가 실린 편.
人皆知有用之用, 而莫知無用之用也.
사람들은 모두 쓸모 있음의 쓸모는 알되, 쓸모없음의 쓸모(無用之用)는 알지 못한다.
💡 쓸모없어 보이는 것이 도리어 베임을 면하고 제 삶을 온전히 누린다는 역설 — 세속의 유용성 잣대를 뒤집는다.
泉涸, 魚相與處於陸, 相呴以濕, 相濡以沫, 不如相忘於江湖.
샘이 마르면 물고기들이 뭍에서 서로 습기를 뿜고 침으로 적셔주지만, 강과 호수에서 서로를 잊고 지냄만 못하다.
💡 곤경 속의 애틋한 정(情)보다, 아예 자유로워 서로를 잊는 편이 낫다는 무위자연의 경지. ‘상유이말(相濡以沫)’.
井蛙不可以語於海者, 拘於虛也; 夏蟲不可以語於冰者, 篤於時也.
우물 안 개구리에게 바다를 말할 수 없음은 좁은 곳에 갇혀서요, 여름 벌레에게 얼음을 말할 수 없음은 한 철에 매여서다.
💡 자기 처지·경험에 갇혀 더 큰 세계를 알지 못하는 편협함을 깨우친다. ‘정저지와(井底之蛙)’의 뿌리.
筌者所以在魚, 得魚而忘筌; 言者所以在意, 得意而忘言.
통발은 물고기를 잡기 위한 것이니 물고기를 잡으면 통발을 잊고, 말은 뜻을 전하기 위한 것이니 뜻을 얻으면 말을 잊는다.
💡 수단(말·형식)에 매이지 말고 본질(뜻)을 얻으라는 가르침 — ‘득어망전(得魚忘筌)’·득의망언(得意忘言).
人生天地之間, 若白駒之過郤, 忽然而已.
사람이 하늘과 땅 사이에 사는 것은, 흰 망아지가 문틈을 지나가는 것처럼 순식간일 뿐이다.
💡 덧없이 짧은 인생을 비유한 ‘백구과극(白駒過隙)’. 그러니 억지 부리지 말고 자연에 맡겨 유유히 살라.